오늘 우리는 국가적 비극을 앞두고, 사회가 어떻게 하나로 뭉쳐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10.29 참사, 제주항공 참사 등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슬픔은 종교가 어떻게 위로와 연대의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의 발언과 행동은 이런 사회적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갈등을 부추기고 비극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일부 목회자들은 참사의 책임을 국가 시스템이나 구조적 문제 대신, 희생자와 국민에게 돌리며 “하나님이 나라가 침몰하려 하니 학생들을 침몰시켜 경고를 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망언이 아닙니다. 종교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공감이나 책임감을 외면하고, 비극을 신학적 도구로 이용하려는 극단적인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국민들의 슬픔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사회적 갈등과 분노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전도사는 “젊은 사람들이 귀신과 함께 놀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발언하며, 참사의 희생자들을 비난했습니다. 그가 핼러윈을 “귀신과 인신공양의 산물”로 묘사하며 참사를 문화적 타락과 연결시키려 한 시도는, 참사의 본질을 왜곡하고 희생자들의 아픔을 조롱하는 처사였습니다. 이는 국민이 한마음으로 슬픔을 나누고, 비극의 책임을 묻는 데 필요한 연대감을 저버린 발언이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서도, 일부는 “하나님이 사탄에게 허락한 것”이라며 이 비극을 초자연적 사건으로 해석하려 했고, 또 다른 발언자는 “좌파 문화와 주사파 문화가 대한민국을 잠식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참사를 정치적 도구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들은 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사회적 공감을 깨뜨리고 무책임한 태도로 비극을 희석시키고 있습니다.
이 모든 발언과 행동은 종교가 본래 가져야 할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적 비극을 신학적 왜곡으로 포장하며 책임을 전가하려는 사이비적 행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종교 지도자는 국민적 아픔을 치유하고 연대를 강화하는 데 앞장서야 할 존재입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은 비극을 신학적 수단으로 전락시키며, 오히려 희생자와 국민을 조롱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데 그쳤습니다.
이들의 행동은 이제 더 이상 “실수”나 “해석의 차이”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국민적 비극 앞에서의 이러한 발언은 종교의 본질을 훼손하고, 종교가 공적 역할을 다하지 못한 사이비 종교로서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신교의 본래 목적은 사랑과 연대, 치유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부 지도자들이 보인 행동은 그 본래의 사명을 잃고, 그저 사이비 종교의 본색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혼란을 끝내고, 종교의 진정성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국민적 비극을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는 종교는 더 이상 종교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이비일 뿐이며, 더 이상 사회적 신뢰를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은 진정성 있는 종교와 함께하고 싶어 하며, 그런 기대를 저버리는 행태는 반드시 비판받아야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