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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이름으로 쌓은 금고 — 합성감리교회 20억 횡령 사건이 드러낸 추악한 신앙의 민낯

교회가 왜 이렇게 됐나.”
마산의 한 대형교회, 합성감리교회를 둘러싼 20억 원대 횡령 의혹은 단순한 재정 비리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교회가 수십 년간 누적시켜온 세습과 권력, 은폐의 부패 구조가 터져 나온 한 단면이다.


■ 신앙보다 세습, 예배보다 권력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교회 담임목사 최정규. 그는 자신의 장인이자 전임 담임목사 구동태 원로목사로부터 교회를 물려받았다.
그 순간부터 합성감리교회는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가족 기업’**이 되었다.

성직이 ‘하느님의 부르심’이 아니라 ‘혈연의 대물림’으로 바뀌는 순간,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하늘의 뜻’이 아니라 ‘가문의 뜻’이 지배하고, 헌금은 신앙의 열매가 아니라 세습 권력의 자산으로 전락한다.

한국 개신교의 병폐 중에서도 세습은 가장 악성이다.
이제 세습은 단순한 불공정의 문제가 아니라, 비리의 토양이자 부패의 면허증이 되었다.


■ 20억 원의 헌금, 누가 감히 묻지 못했나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교회 자금 중 20억 원이 목적 없이 인출됐고, 그중 상당액은 담임목사의 가족 생활비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
예금계좌를 몰래 해지하고 돈을 옮겨가며 감사망을 피하려 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런 일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왜 아무도 묻지 않았는가?
왜 수천 명의 교인 중 단 한 명도 “그 돈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말하지 못했는가?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 교회에서 담임목사와 원로목사는 ‘신의 대리인’이었다.
그들 앞에서 장로도, 집사도, 평신도도 입을 열 수 없었다.
권력화된 목회자순종을 미덕으로 강요하는 신앙 문화가 결합하면, 교회는 언제든 범죄의 은폐소가 된다.


■ 교회 안의 권력, 교회 밖의 법 위에 서다

더 기막힌 일은 이후의 행태다.
비리를 고발한 장로들을 담임목사가 되려 징계했다.
“교회를 세상 법정에 고소하면 교인 자격을 박탈한다”는 내규를 근거로 삼았다.
이 얼마나 기이한 발상인가.

법 위에 군림하고, 윤리 위에 서는 자가 바로 종교 권력의 전형적인 얼굴이다.
‘하느님의 법’을 들먹이며 세상의 법을 무시하고, ‘영적 권위’를 내세워 신도의 정의감을 짓밟는다.
이쯤 되면 교회는 더 이상 신앙의 공동체가 아니라, 폐쇄된 종교 조직이다.


■ 교단의 침묵, 공범의 이름

감리교단 본부의 태도 역시 실망스럽다.
사태가 전국적으로 알려졌음에도, 교단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목회자의 비리와 세습이 도덕적 문제이자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임에도,
그들은 법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형제의 죄’를 덮는 것이 사랑이라 착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공범의 침묵이다.
교회가 교인을 위해 울지 않고 목사를 위해 침묵할 때, 신앙은 이미 죽었다.


■ 신의 이름으로 돈을 빼돌리는 사회

20억 원의 헌금은 단지 돈이 아니다.
그것은 신도들의 땀과 눈물, 믿음의 결실이다.
그 헌금이 목사의 사적 금고로 흘러들어갔다면, 그것은 단순한 횡령이 아니라 **신성모독(神聖冒瀆)**이다.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은 것은 세상의 비난 때문이 아니다.
바로 교회 안에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내쫓고,
권력을 신앙으로 포장하는 자들을 지켜세운 결과다.


■ 회개의 길은 멀지 않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교회는 부패한 권력의 거울이다.
빛이 아니라 그림자, 소금이 아니라 썩은 소금이다.

합성감리교회 사건은 한국 교회 전체의 자화상이다.
세습은 곧 타락이며, 권력은 결국 신앙을 삼킨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변명도, 더 많은 기도회도 아니다.

진짜 회개는 교회금고를 열 때 시작된다.
헌금을 개인의 금고로 쓴 이가 있다면,
그가 감옥이 아닌 강단 위에 서 있는 한,
한국 교회는 결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합성감리교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교회다. [이미지 출처: 뉴스앤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