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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의 침묵은 북한 파병을 동의하는 입장 발표인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발언은 전 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과연 이 말이 실현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보면, 이는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약속일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리고 교황청도 트럼프의 약속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교황청의 최고 외교책임자인 파롤린 추기경은 "트럼프는 마법의 지팡이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내비쳤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트럼프의 약속이 과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근거 없이 이상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이 트럼프의 약속에 회의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국제적인 갈등,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복잡한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치게 단순화된 접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교황청이 트럼프의 비현실적 공약에 대해서는 이렇게 신중하게 경고를 하고 있는 반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는 일체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북한군이 러시아의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개입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교황청은 왜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이 문제에서 교황청의 태도를 꼼꼼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북한의 군사적 개입은 국제법적으로도 명백히 문제가 되는 사안입니다. 교황청은 그동안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번 북한군의 파병에 대해서는 왜 침묵을 지키고 있을까요? 이는 국제 사회에서 교황청의 도덕적 권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교황 프란치스코가 그동안 '백기의 용기'를 강조하며 평화를 위해서 모든 나라들이 갈등을 종식하고 양보할 것을 촉구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 이중적 태도는 더욱 큰 의문을 낳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질적으로 민간인 피해와 주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청은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전쟁 피해자들에게 "백기의 용기"를 요구하는 모습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보입니다.

교황청이 평화를 위해 '백기의 용기'라는 이상을 내세우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상은 현실을 무시한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습니다. 교황청은 이상적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면, 더 이상 북한의 군사적 개입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켜서는 안 됩니다. 이중적 기준을 반복할수록 교황청의 메시지는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교황청이 진정으로 평화와 도덕적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이상적인 발언에 그치지 않고,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백기의 용기'라는 말로 갈등 해결을 촉구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황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의 군사적 개입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교황청의 평화 메시지는 결국 공허한 구호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AP/뉴시스] 11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고 있다.